한 여성이 곧 이륙할 비행기의 탑승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기다리는 동안 읽을 책 한 권과 쿠키 한 상자를 산 후,
역시 탑승시간을 기다리는 한 남자가 앉아 있는 테이블에 나란히 앉았다.
여자는 책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팔을 뻗어 테이블 한 가운데 있는 쿠키를 하나 집었다.
그러면서 슬쩍 곁눈질로 보니 옆에 앉아 있는 남자가 자신의 쿠키를 하나 집어가는게 보였다.
“아니 어쩌면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이토록 뻔뻔한 남자가 있다니!”
그녀는 계속 책을 읽는 척하면서 쿠키를 또 하나 집었다.
그러자 그 남자도 쿠키를 하나 더 집었다.
여인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어떻게 모르는 사람의 쿠키에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손을 댄단 말인가!
이런 상황은 쿠키가 하나 남을 때까지 계속 되었다.
여자가 그 마지막 쿠키를 집기 전에 남자는 쿠키를 가져다가 반으로 쪼개더니 한 쪽을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여자는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세상에! 어쩜 이런 남자가 다 있단 말인가!
그 순간 남자는 마침내 탑승시간이 되었는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여자에게 미소를 지으며 허리를 숙였다.
그는 여자에게 즐거운 하루가 되길 바란다고 말하고는 돌아섰다.
너무 어이가 없어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던 여자는 남자를 뒤쫓아가 왜 허락도 없이 왜 자신의 쿠키를 먹었는지
따져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러나 그 순간 그녀가 탈 비행기의 탑승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여자는 화를 누르고 뒤 돌아서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여자는 읽고 있던 책을 넣기 위해 가방을 열고서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뜯지도 않은 쿠키상자가 얌전하게 놓여 있었던 것이다.
허락도 없이 남의 과자에 손을 댄 사람은 남자가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이었던 것이다.
자신이 그토록 뻔뻔하다고 욕하고 어이 없어한 행동을 한 사람은 자기 자신이었다.
남자와 여자, 이 두 사람은 동시에 같은 상황을 경험하였다.
둘 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 자신의 쿠키를 아무렇지도 않게 가져다 먹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상황에 대한 각자의 인식은 너무 달랐다.
여자는 자기 것을 허락도 없이 가져다 먹는 상대가
후안무치하다고 생각했으며, 그래서 화가 났다.
겉으로는 모르는 척 했지만 여인의 표정이나 행동에도 짜증이 묻어 났을 것이다.
반면에 남자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기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에 대하여 오히려 기뻐했기 때문에 웃으면서 인사를 건넬 수 있었다.
가방에서 쿠키상자를 발견하는 순간, 여자는 사고의 전환을 경험했고 인생의 교훈을 배웠다.
자신이 보고 듣고 행동하는 것에 대한 판단과 분석은 자기 자신의 해석일 따름이다.
특히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모습에 대한 자신의 판단이 언제나 옳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호아킴 데 포사다 /피라니아 이야기 중에서
출처 : solomoon.com 잃어버린 사랑을 위하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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